아이콘 출처: https://www.flaticon.com/free-icon/floral-design-with-flowers-leaves-and-buds-on-vines_30067#term=rose&page=3&position=10 모란이 피는 때에만 잭을 찾아오는 차차웅 처용과 모란이 지고 나면 다음해 봄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잭의 환생 이...
머리에 겨누어진 총구를 보며 피식 실소를 흘린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재밌어, 자기? 부드럽게 목덜미를 움켜쥐어오는 듯한 목소리에도 눈 한번 깜박이지 않는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건성으로 넘기며 입꼬리만 잔잔히 끌어올렸다 만다. 밤은 은밀하게 일어나는 일들의 친구이니, 골목길에 외로이 붙박혀 순교자처럼 고개를 늘어뜨린 가로등만이 해후의 증인 역을 자처한다....
네뷸러스 레이븐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아침부터 결재해야 할 서류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제 조카가 아직도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단 결근이라니 이건 결코 오이 한두 개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놈 자식 일 던져두고 어디로 토꼈어. 잡히면 삼시 세끼 반찬으로 오이만 나오는 오이농장에 집어넣을 테다. 일은 시켜야 하니까 한 일주일 정도만. 그러...
"아! 진짜!! 여기서 제 아버지 얘기는 왜 나오는데요?" "하는 짓이 똑같은 게 마음에 안 드니까 그러지. 전부터 말하지만 넌 그 녀석 닮지 마라. 옛날부터 말만 번드르르하지 실제 나서는 일은 거의 없었어. 실속없는 겁쟁이니까." 평소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다툼이었다. 짧게 끝날 수 있었을 핀잔과 그에 대한 항의가 조금씩 길어지고 종국에는 결론 없는 입...
자윤 / 고타야 / 은율 / 가문비 / 초이 / 아라 / 천량 / 새하 / 마노 / 비각 / 호 / 신무영(완료된 캐릭터) -상치 : 삶의 토대, 중심, 가장 두드러지는 가치.-하반 : 상치의 기초이자 기반, 인물의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동인.-좌특 : 상하와 겹쳐지는 두 번째 가치, 성격이나 성향을 특정짓는 중요한 특징.-우특 : 좌특과 대응되거나 좌특...
※ 폭력묘사, 살인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거리에서 태어나 거리에서 죽을 거야. 태어날 인생이 주사위로 결정된다면 우리가 굴린 주사위는 분명 가장 작은 숫자를 위로 한 채 떨어졌겠지. 빈민가의 오래된 창고에서 일어난 화재는 뉴스에도 실리지 못했고 지역 신문의 가장 구석진 귀퉁이에 세 줄 기사로 요약되었을 뿐이었다. 그곳에서 뒷세계 사람들의 세력 다...
트위터에서 츌님이 미리내유진 위화감 키워드 줘서 그걸로 쓰기 시작했는데 옛날에 쓰던 거 떠올라서 합친 무언가. 자윤이 미리내와 신무영의 기억을 조작하고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가 나중에 기억 조작이 풀리고, 미리내가 차차웅의 존재와 유진의 진실을 알게 되는 어떤 세계관 바탕으로 합니다. 츄루씨 내가 복수한다 그랬지 내가 진짜 각잡고 이상한 걸 쓰면 이렇게 이상...
1무영자윤/자윤무영, 데이트 오월의 태양은 쾌청하고 철쭉 덤불에는 울긋불긋하게 피어난 꽃들이 한창이다. 계절은 봄이지만 여름이 성급하게 얼굴을 들이민 양 태양은 생각 이상으로 뜨겁다. 나는 낭패한 얼굴로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고, 눈부신 햇살에 쫓기어 다시 고개를 푹 내린다. 한낮임을 증명하며 쭉쭉 올라가는 기온에 목덜미에 금세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이...
과거를 떠올리지 않되 잊지는 말 것.사랑하고 복종하되 자기 자신을 잃지는 말 것. * * * 저녁 무렵이 되자 빗방울이 가볍게 유리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빗소리는 잠시 거세졌다가 어느 정도 잦아들기를 반복했으나 추적추적한 날씨와 습한 공기는 변하지 않는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수록 회색 안개 같은 무언가가 집요하게 옷소매를 붙들고 늘어지는 느낌이라 네뷸러스...
(가사 有, 4분 길이) (가사 無, 1시간 반복재생) 夢ならばどれほどよかったでしょう꿈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未だにあなたのことを夢にみる아직까지도 당신을 꿈에서 봐忘れた物を取りに帰るように잊어버린 것을 가지러 돌아가는 것처럼古びた思い出の埃を払う낡은 추억의 먼지를 털어내 10년이면 꽤 긴 시간이다. 주어진 수명이 어떻든 딱히 시간 관념이 인간과 크게 차이나는 건...
과거를 떠올리지 않되 잊지는 말 것.사랑하고 복종하되 자기 자신을 잃지는 말 것. * * * 밤늦게까지 일에 매달리는 일은 흔했다. 마법 연구는 결코 충분했던 적이 없었고 N과 계약한 이래로-즉 수면 부족 때문에 죽음의 위기를 느끼지 않아도 되는 몸이 된 이래로-네뷸러스 레이븐에게 과로는 아주 친숙한 단어였다. 촛불 몇 개의 불빛에 의지해 연구를 이어가는 ...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이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제 앞에 서 있는 인영을 응시했다. 키가 크고, 비에 젖은 머리카락이 길게 늘어졌다.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 입꼬리를 끌어올려도 웃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하얗고 길다란 손가락이 젖어서 뺨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낸다. 물방울. 떨어지고. 다시는 하늘로 오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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